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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읽는 아이들
리터러시(literacy)는 우리말과 딱 맞는 적절한 단어가 없다. 굳이 번역하자면 ‘문해력’ 정도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한국어는 한글이 너무 쉬워서 인지 그 반대를 나타내는 ‘문맹’이라는 말이 오히려 더 많이 쓰인다. 세종대왕 덕분에 한글처럼 쉬운 소리 바탕의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문맹률이 0에 가깝지만, 영어는 글자를 쓰여진 그대로 읽을 수 없어서 일일이 사전을 찾아 제대로 읽는 법을 익혀야 한다. 미국이 2020년 현재 성인 문맹률이 21퍼센트에 달하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다. 다섯 명 중 하나는 영어를 못 읽는다는 말이다.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미를 전달하는 힘이 구텐베르크에서 시작된 종이와 활자에서, 서서히 스크린과 다양한 ..
2023.04.02 -
게임만 없었다면 우등생이 되었을까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그 놈의 게임 때문에…..." PC방과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 부모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정말 게임이 문제일까? 게임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할까? 아니, 못 할까? 잘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원래 공부를 싫어하고, 안 한다. 부모들이 그랬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 everywheresean, 출처 Unsplash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은 언제나 차고 넘쳤고, 아이들은 항상 공부 대신 '딴짓'을 해왔다. 과거에는 '당구'나 '롤라스케이트' 혹은 '록'이나 '고고'가 그 역할을 담당했고,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기술의 발달과 만나 게임으로 등장한 것뿐이다. 엄마는 언제나 자식이 공부 '안' 하는 핑계를 '밖'에서 찾고, 이런 ‘딴짓’은 항상 착한 자식들을 타락시키는..
2023.04.02 -
놀이와 공부의 충돌
미디어의 중심이 책에서 스크린으로 변화하고 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물이 긴밀히 연결되면서, 공부와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로 하는 놀이들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컴퓨터를 켜놓고 앉아서 공부를 하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르겠다는 엄마들의 불평이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한다고 해서 다 놀이가 아닌 것처럼, 즐거운 놀이가 모두 공부가 아닌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영화와 노래라는 ‘놀이’ 미디어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쓰여온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컴퓨터 게임이나 소셜미디어도 얼마든지 학습 미디어로 활용될 수 있고 현재 활용되고 있다. © Pexels, 출처 Pixabay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놀이는 공부의 반대말이 아니다. 두 단어의 기원이나 의미 관계를 따져보더라도 두 단어의 반대말..
2023.04.02 -
책과 유튜브의 대결
나는 책을 참 좋아한다. 취미가 서점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다닐 만큼 책이 가득한 서점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흥분이 되고, 신간과 베스트셀러 사이를 누비며 관심 가는 책들을 살펴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일종의 불치병이다. 책을 사는 것과 읽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혀가면서, 한 권씩 사다가 내 방을 가득 채워버린 책들도 다 그런 미련한 사랑의 소치다. 그러다 e북이 등장하면서 보관성이나 구매의 편리성을 이유로 많은 책들을 e북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솔직히, 아마존에서 종이책 원서를 구입하겠다고 몇 배나 비싼 돈을 주고도 운이 나쁘면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하는 배송까지 감내할 바에야, 차라리 kindle 구매를 클릭하게 된다. 그러나 종이책이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협은 사람들의 책에 대한 취..
2023.04.02 -
주어 없는 영어는 없다
영어는 주어 자리가 중요하다. 그래서 가끔 의미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there나 it가 그 자리를 채우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말은 서로 알고 있으면 다 생략해 버린다. 반복되거나 알고 있는 주어를 다시 쓰거나 대명사로 받는 것이 더 어색하다. 특히, 대화할 때에는 “너”나 “나”나 “당신”이나 “저”는 빼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한, 영어는 rain처럼 한 단어에 의미적으로 주어와 동사가 함께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주어 자리는 it으로 채워야 한다. 영어는 주어가 서술어보다 길면 뒤로 보내고, 그 자리에 it을 쓰기도 한다. 빈 주어 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대명사가 아니다. 이런 문장에서 서술어는 대부분 be동사와 형용사로, 구나 문장으로 이루어진 주어에 비해 짧다. There를..
2023.04.02 -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주어와 동사를 뒤집어라
영어 질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Yes나 No로 답하는 Yes/No question과, 질문받은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이 필요한 wh- question이 그 둘이다. 영어 의문문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문장과 달리 동사가 주어 앞에 온다는 것이다. 즉, 도치(倒置)다. 그러나 우리말은 의문문이라고 특별한 어순의 변화가 없다. 종결 어미를 의문형으로 바꾸어 주고, 혹시 특정하게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중간에 적절한 의문사를 넣어주면 그만이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어는 우리말보다 어순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어와 동사의 자리를 바꾸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주어와 동사의 자리를 바꾸는 방법도 더 복잡하다. 동사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즉, be동사나 조동사는 그냥 주어와..
202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