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논문 작성법] 7. Methodology_서울에 가더라도, 모로 가면 안 된다

2023. 4. 1. 23:08영어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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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처럼 요즘은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해주는 듯하다. 기업의 (혹은 개인의) 이윤 추구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식의 성적을 위해서는 정답지 빼돌리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세상이다. ‘뭐, 다들 그러니까’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일찍이, 우리가 여전히 살고 있는 황우석의 나라에서는 과학 분야에서도 샘플 바꿔치기나 논문 조작과 같은 희대의 사기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연구에서는 원칙적으로 ‘서울’이라는 미리 정해진 목적지가 따로 없고, 그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이든 괜찮다는 관용의 여지도 넓지 않다. 물론, 방향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뿐이지, 연구에는 검증이 필요한 가설이 있고 답을 알고 싶은 질문이 있어서 밟아야 하는 절차를 올바르게 마련해야 하고 그 절차에 따른 경로들을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다른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모든 연구는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의문에서 시작되고, 그 의문이 발전을 거듭해 적절한 연구 질문으로 바뀌게 되면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실제 연구를 준비하게 된다. 연구 목적은 있어도 정해진 답은 없으며, 연구하는 과정에서 예상과는 다른 새로운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모든 연구 과정은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다른 연구자가 따라 할 수 있어야(reproducible) 하고, 논문은 그것을 충분히 자세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 firmbee, 출처 Unsplash

 

 

연구 방법론은 조금 어렵게 이야기하자면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과 담론에 따라서, 쉽게 말하면 답이 하나인가 여러 개인가에 따라서, 가장 간단하게 말해 학문 분야에 따라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원칙적으로 다르다. 논문에 따라, 특히 사회과학 논문에서는 그런 전제를 이론적 배경(Theoretical Background)이라고 해서 별도로 다루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연구하는 해당 분야에 따라 방법론이 정해진다. 더욱이, 어떤 문제나 가설에 대한 연구인가에 따라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연구 문제가 두 변수 간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것이라면 실험을 통해 인과관계를 검증하게 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상황적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이 목표라면 자연적이고 묘사적인 연구 방법을 채택하게 된다. 그래서 ‘무엇’에 대한 답은 양적(Quantitative)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어떻게’에 대한 답은 질적(Qualitative) 연구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격적인 연구에서는 구체적으로 변수를 설정하여 실험을 통해 그 관계를 살펴보거나, 관심 있는 것들을 설문으로 만들어 그 결과를 통계를 사용해 분석하거나, 관찰이나 인터뷰를 통해 자연스러운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다. 연구 문제에 따라 혹은 목적에 따라 한 가지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두세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하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도 한다. 물론, 자연과학에서 주로 이용하는 실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설에 따른 통제와 비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와는 달리, 사회과학에서는 관찰을 기반으로 설문 조사를 한 후에 인터뷰를 진행한다든지 관찰과 인터뷰만을 연구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관찰, 설문, 인터뷰 같은 두세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하면 연구 결과의 신뢰를 높일 수도 있고, 한 가지 방법으로 찾지 못했던 결과를 다른 방법을 통해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여러 가지 연구 방법론 중에서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가는 대부분 연구하는 분야에 따라 결정되며, 더 구체적인 연구 방법들은 연구 질문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 내 연구 질문에 더 적합한가는 선행 연구들을 검토하면서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떤 문제들을 해결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다.

 

 

결론적으로

 

여기 이 짧은 글에서 모든 연구 방법론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식적으로 ‘서울’로 가는 길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는 ‘모로 가도’라는 결과 지향적인 가치관을 경계하며, 과학적 연구라는 객관적인 이상에 대한 의무사항을 몇 가지 살펴보았을 뿐이다. 경우에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구체적인 데이터를 직접 모으지 않고 이미 다른 연구에서 사용한 데이터를 이용한다든지, 아니면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이미 연구되어 있는 논문들을 이론적으로 혹은 개념적으로 정리하여 논문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은 이미 많은 연구를 거듭하여 주제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한 분야에서 오래 내공을 쌓은 학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더욱이, 저널에서는 그런 이론적 접근 보다 경험적인(empirical) 연구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게재를 목적으로 한다면 올바른 연구 방법론을 토대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을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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