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논문 작성법] 5.Literature Review _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

2023. 4. 1. 23:01영어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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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 논문 심사를 얼마 앞두고 내가 쓴 논문을 검토하시던 지도 교수님이 물으셨다. “왜 네 논문에는 인용이 하나도 없냐? 이게 전부 다 네 생각이야?” 학부 때부터 대충 다른 자료나 책을 무턱대고 베껴 리포트를 내던 버릇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던 나는, 대학원생이 되어서도 당최 인용이 뭔지 왜 그런 걸 써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물론, 그때까지 누구도 나에게 그것에 대해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또 인용한 자료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논문의 마지막에 ‘참고문헌’이나 ‘References’라는 이름으로 넣어줘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다.

 


 
결국, 논문 쓰기에 그렇게 무지했던 나는 부족한 석사 논문을 완성하느라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했고, 더불어 이미 결정되어 있던 박사과정 입학도 취소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러나 인용과 참고문헌 사이의 은밀한 관계를 알게 된 것은 이후로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본격적으로 논문 쓰기를 배워서 실제로 내 논문을 저널에 투고하면서부터였다.

 

 

© christianw, 출처 Unsplash

 

 

“Stand on the shoulders of giants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는 아이작 뉴턴의 말로 구글 스칼라(scholar.google.com)의 첫 화면에 등장한다. 학자나 연구자들에게는 지식의 보고인 구글 스칼라 다운 인용 문구다. 대부분 논문에서는 앞서 연구한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찾아 정리하고,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게 된다. 그러는 편이 논문을 쓰는 사람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 높이고 본 연구에 대한 타당성까지 담보할 수 있어서 좋다.

 

 

그것이 뉴턴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통한 학문 연구 방법이라는 것을 구글의 문구가 증명해 준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낼 수는 없으며, 그 결과가 효과적이거나 효휼적이지도 않다. 사실, 관심 있는 주제를 검색해서 관련 논문을 여러 편 읽어보다가 연구가 부족한 분야나 다른 관점으로 살펴봐야 하는 주제를 찾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의 시발점이다.

 

 

선행 연구 검토를 위해서는 우선,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자들의 논문은 꼭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연구와 비슷한 혹은 밀접하게 관련된 논문들도 찾아 읽고 이해한 후에, 자기 연구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생각해 보고 그 생각을 논문에 적으면 된다. 내 연구가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고 타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선행 연구에 대한 인용이고, 인용을 했다면 참고문헌에 그 자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꼭 기록해야 한다. 간접 인용이든 직접 인용이든, 인용이면 무조건이다.

 

 

참고로, 제출된 논문에 대해 저널에서 가장 많이 지적하는 사항이 바로 본문에는 인용했으나 참고문헌에 누락된 자료이거나, 반대로 참고문헌에는 있으나 본문에 인용되지 않는 부정확한 참고문헌 정보다. 때때로, 그 저널에서 발행한 논문 중에서 비슷한 주제의 논문을 검토해 보라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미리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완벽해질 때까지 ‘다시’다. 그만큼 논문의 기본이다.

 

© misterfarmer, 출처 Pixabay

 

 

구체적으로 본문에 인용을 표기하는 방식이나 인용에 등장한 자료를 참고문헌에 기록하는 방법은 학문 분야에 따라 APA, MLA, Chicago, ACS 등과 같이 서로 다른 논문 작성 규칙을 따르게 된다. 본인이 속해 있는 분야는 대체로 한 가지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한 가지 방식에 익숙해지면 논문을 그만 써도 되는 날까지 크게 불편할 일은 없다. 물론, 사소한 개정은 가끔 일어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복잡하고 번거롭다고 처음부터 그 정해진 규칙을 무시했다가는 에디터들이나 리뷰어들이 제출한 논문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규정을 따르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게재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사소해 보여도 저널에서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 전공인 교육학 분야의 논문 서술 방식, 즉 APA를 제대로 익히기 위해 나도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듣고 연습도 해 보고 시험도 치렀다. 그래도 매해 혹은 몇 년마다 한 번씩 바뀌고 추가되는 새로운 방식까지 모두 내 논문에 부담 없이 사용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논문을 쓰는 입장에서는 자료를 참조할 때마다 그 출전을 찾아 일일이 따로 기록해 놓는 것이 여간 귀찮지 않다. 지금 읽고 있는 자료에 집중하여 내 연구와의 연결고리를 찾다 보면 그 자료의 정보를 보관하는 작업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정작 나중에 논문을 쓰다가 다시 찾아보면 자료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번거로운 일을 도와줄 목적으로 EndNote나 Refwork와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나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도 교수님을 포함해 내가 아는 논문 좀 쓴다는 학자들은 대부분 그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보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그때 그때 참고문헌을 다른 문서에 따로 저장해 관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나중에 논문을 마무리하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논문을 쓰고 지도해 본 내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는 편이 훨씬 수월한 것 같다.

 

 

© macauphotoagency, 출처 Unsplash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하는 격이겠지만, 이제는 논문을 리뷰어의 입장에서 평가하거나 연구자의 입장에서 읽다 보니 제대로 된 인용이나 참고문헌이 없으면 정말 화가 난다. 아니, 도대체 어쩌자고, 누가 논문을 이렇게 썼지? 이 정보를 나보고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이어서 저자의 주장이나 논거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고, 그 논문을 싣고 있는 저널에 대한 반감까지 생기게 된다. 논문에서 좋은 주장이나 생각을 읽게 되더라도 그것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너머로 내 생각이나 연구를 발전시킬 수가 없다.

 

 

말하자면, 거인이 덩치는 큰데 어깨를 딛고 올라설 만큼 튼튼하지 못한 것과 비슷하다. 그런 거인의 어깨에는 올라갈 수도 없고, 올라가서도 안 된다. 그만큼 선행 연구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논문 작성의 단단한 토대가 된다. 아직도 내 논문이 다른 논문에 인용되었다는 소식을 알리는 메일을 구글 스칼라에서 받을 때마다, 석사 때 지도 교수님이 지적한 것이 괜한 트집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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