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 22:49ㆍ영어논문
논문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논문을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서 본인의 주장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혼자만 연구해 혼자만 알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논문을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고 또 그들의 논문에 인용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술지, 즉 저널에 게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참고하고 인용하는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쉽지 않고 거절되지 않더라도 두, 세번 수정을 거치는 것은 기본이다. 가끔 뉴스에 등장하는 어떤 교수의 논문이나 요즘 한창 뜨거운 이슈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나 모더나(Moderna)의 코로나 백신에 관한 논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저널에 실렸다는 보도는 그만큼 심사 절차가 까다롭고 엄격한 저널의 검증 절차를 통과했다는 뜻이므로, 그 결과가 믿을만하다는 소리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술 진흥원 등재지부터 등재 후보지까지 한국어로 출판되는 수많은 학술지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논문이 출판되기 때문에, 과연 어떤 논문이 좋은, 타당한, 읽어 볼 만한 논문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GDP나 GNP 같은 지수로 국가의 경제 규모를 측정해 순위를 매기는 것처럼, 해당 저널에서 출판한 논문이 다른 논문에 얼마나 많이 인용(Citation)되었는가를 지수(Index)로 나타내어 저널의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그런 저널의 인용 지수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미국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가 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바탕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SCI(Science Citation Index),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 A&HCI(Art & Humanities Citation Index) 등이다.

© MichaelGaida, 출처 Pixabay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런 데이터 베이스에 속하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수월하지 않아서, 교수들이 이런 저널에 몇 편의 논문을 제출했는가를 대학별로 집계하여 교육부에서 매년 대학의 연구업적 평가 자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아무리 교수라도 웬만한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가는 이제 명함도 못 내민다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어 대학에서는 연구 자체보다 그런 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의 수를 늘리기 위해 대학원생들, 박사과정 졸업 조건을 넘어서 심지어 석사과정생의 장학금 요건으로 SCI"급" 저널 논문 게재를 집어넣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SCI급”이라는 신조어다.
SCI급이라는 것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SCI, SSCI, A&HCI와 더불어 SCIE와 SCOPUS를 통틀어서 SCI "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원래, 비슷한 것들을 한데 묶어 유형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주요 저널 목록을 묶어서 한 데 처리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오히려 원래는 그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비슷하면 한데 묶어서 어떻게 해서든 비슷한 지위를 누리려는 얄팍한 심리도 일조 했을 것이다. 마치 호텔"급" 여관이니, 프로"급" 아마추어니, 팀장"급" 사원이니 하는 것처럼.
참고를 위해 SCI급 저널의 홈페이지를 아래에 나열해 놓았으니 한 번 들어가서 살펴봐도 좋을 것이다. 우선, SCI 저널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과 같은 과학 분야 관련 저널들로 다음 사이트에서 찾아보라.
http://mjl.clarivate.com/cgi-bin/jrnlst/jloptions.cgi?PC=K
Journal Search - Clarivate Analytics
Master Journal List Journal Search Journal Search SCIENCE CITATION INDEX Find a specific journal by title, title words, or ISSN Search View a list of all journals View list View a list of all journals covered in a specific category View subject category View a list of all journal coverage changes Vi mjl.clarivate.com
SSCI 저널들은 경제학,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 등을 포함한 사회과학 저널들로 다음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http://mjl.clarivate.com/cgi-bin/jrnlst/jloptions.cgi?PC=H
Journal Search - Clarivate Analytics
Master Journal List Journal Search Journal Search ARTS & HUMANITIES CITATION INDEX Find a specific journal by title, title words, or ISSN Search View a list of all journals View list View a list of all journals covered in a specific category View subject category View a list of all journal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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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I 저널들은 언어학, 철학, 문학과 같은 인문학 저널들로 다음 사이트를 찾아보면 검색이 가능하다.
http://mjl.clarivate.com/cgi-bin/jrnlst/jloptions.cgi?PC=H
Journal Search - Clarivate Analytics
Master Journal List Journal Search Journal Search ARTS & HUMANITIES CITATION INDEX Find a specific journal by title, title words, or ISSN Search View a list of all journals View list View a list of all journals covered in a specific category View subject category View a list of all journal cover mjl.clarivate.com
또한, SCIE 즉,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는 말 그대로 SCI 저널에 약 4000여 종의 저널을 추가로 수록한 것으로 SCI급보다는 다소 수준이 낮지만, 어쨌거나 여기에 속하는 저널들도 꽤 영향력 있는 것으로 인정받는다.
http://mjl.clarivate.com/cgi-bin/jrnlst/jloptions.cgi?PC=D
Journal Search - Clarivate Analytics
Master Journal List Journal Search Journal Search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 Find a specific journal by title, title words, or ISSN Search View a list of all journals View list View a list of all journals covered in a specific category View subject category View a list of all journal coverage cm jl.clarivate.com
마지막으로, SCI급 논문들이 모두 영어로 쓰여진 반면에 SCOPUS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출판된 논문에 대한 정보도 수록하고 있어, 비영어권 국가들의 우수한 논문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공정하게 논문을 평가하는 지표로 인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SCI급 논문들이 모두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그 특징 때문에 오히려 저자의 우수성을 인정해주는 잣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에 따라서는 우리말로 논문을 다 쓰고 나서, 그 내용을 1도 모르는 번역가에게 번역을 맡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https://www.elsevier.com/solutions/sco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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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덧붙이자면, 어떤 목록에나 수적 제한이 있고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서 해당 학계에서는 알아주는 우수한 저널이 SCI급 저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로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저널이 그 목록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SCI"급"만 찾다가는 뭐가 중한 지도 모른 채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쳐다볼 수도 있으니 게재할 저널을 고를 때에는 더 주의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학자들의 SCI"급"에 대한 강박에 가까운 집착은 이런 성"급"한 유형화를 통해 어떻게 해서라도 더 나은 유형에 들어가고자 발버둥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성향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도 박사과정 중에 잘 모르고 첫번째 논문을 “아무” 저널에나 게재하고 난 뒤에는 한국에 계신 지도교수님의 충고를 받아들여, SSCI 저널만 골라서 논문을 게재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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