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2. 11:50ㆍ영어교육
앞선 여러 글에서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라고 이야기해 왔다. 왜 우리에게 영어가 공부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지식으로서의 영어와 습관으로서의 영어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그래서 뭐? 많은 이들이 교수나 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와 동떨어진 이야기만 한다고 한다. 다들 머리로는 아는 이야기라고. 물론, 말로는 타당하고 그럴싸해 보이는데, 실제로 해봤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좀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어 습관을 만들고, 또 만들어 줄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아이들에게 영어 습관을 만들어주려면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영어는 원대한 목표와 굳은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아이에게 커다란 꿈을 갖게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극복할 굳건한 의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식의 군대적 발상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매일매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욕심에, 굳이 영어 유치원이나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 익숙한 가정 환경을 좀더 영어 친화적으로 만들어주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곳곳에 영어 책을 놓아두고 엄마가 먼저 꺼내 읽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아빠가 CNN을 틀어놓고 보는 장면은 아이들이 영어를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엄마와 아빠가 영어를 싫어한다고? 그렇다면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거나 잘하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엄마, 아빠가 최고의 환경이다. 물론, 엄마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엄마가 더 중요하다. 아이가 어릴수록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영어로 놀 것인가 미리 의도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방에서 영어책을 보게 하고 엄마는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놀면, 아이는 영어를 공부로 받아들인다. 함께 영어책을 읽거나, 신문기사라도 꾸준히 찾아보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영어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될 것이다.
아이가 엄마 없이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장소에만 영어를 접하게 되면, 그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서는 영어를 보지 않는다. 배우고 온 내용을 함께 복습해줄 정도의 자신이 없다면 보내지 않는 편이 낫다. 배운 것을 다시 일상으로 연결시켜 습관으로 만들어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 일상에서 엄마가 영어책 읽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책장에서 영어책을 꺼내와 읽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다 책 내용에 대해서 한 두 마디 영어로 묻고 대답할 수 있다면 더 좋다. 발음에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것이 부모가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영어 환경이다. 아이에게 영어책을 읽으라고 말하기 전에, 내 손에 무엇이 들려져 있는지 살펴보라. 핸드폰? 리모콘? 커피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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