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 00:10ㆍ영어학
영어는 같은 것을 반복해서 쓰지 않는다. 명사를 다시 쓰고 싶으면 적절한 대명사로 바꾸거나, 최소한 the를 붙여서 앞에 나온 것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영어는 대명사가 상당히 발달했다. 성과 수와 격에 맞추어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 대명사처럼 다른 품사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우리말은 듣거나 읽는 사람이 알고 있으면 웬만하면 다 생략한다. 대명사를 쓰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윗사람을 대명사로 지칭하는 것은 실례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대명사로 표현해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말은 영어와 달리 생략에 능하고 반복에 관대하다.
우리말은 영어에 비해 대명사가 크게 발달되어 있지 않다. ‘이, 그, 저’가 대부분 그 역할을 대신한다. 화자와 청자와 지칭하는 것의 상대적 거리에 따라서, 그 셋 중에서 하나를 골라 반복되는 명사 앞에 덧붙여 쓰면 충분하다. 그러다 보니 원래는 앞에 나왔던 명사를 한 번 더 쓸 때 사용하던 이 관형사들이 이제는 하나의 독립적인 체언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영어를 사용할 때에는 대명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성과 격에 따라 대명사를 골라 사용하고, 수에 맞추어 one이나 ones, 혹은 that이나 those 중 하나를 선택하며, 주어 자리라면 동사와의 일치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글이나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대명사가 앞에 나온 명사들 중에서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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