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러시와 컴퓨터 게임 (Literacy and Coputer Games as Semiotic Domains)

리터러시와 기호학적 도메인으로서의 게임

사람들은 컴퓨터 게임을 할 때, 새로운 리터러시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통적 의미의 리터러시가 사용되는 방식과 다르다. 전통적인 리터러시는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가키킨다. 그렇다면 왜 리터러시를 더 폭넓게 생각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번째는 언어가 더이상 혹은 결코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기호, 그래프, 도표와 같은 많은 다른 비주얼 기호들도 중요하며, 요즘과 같이 새로운 미디어가 많이 등장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더욱이, 단어와 이미지는 통합되고 결합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교과서 뿐만 아니라, 신문과 잡지에서 이미지는 문자와 더불어 점점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요즘 교과서를 보면 이미지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글이 나타내는 의미와는 독립적인 의미들도 많이 담고 있다. 그와 같이 (단어와 이미지가 결합된) 멀티모달 텍스트에서는 이미지가 글과는 다른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런 두 모드의 결합은 하나의 모드로는 전달이 불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컴퓨터 게임이 바로 멀티모달 텍스트의 가장 대표적인 예다. 
 
두번째로, 전통적인 리터러시 조차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방식도 여러가지로 존재한다. 우리는 신문, 서류, 에세이, 시, 랩 등을 똑같은 방식으로 일거나 쓰지 않는다. 각각의 기호학 도메인에는 각자의 규칙과 조건이 존재한다. 법률 서적을 일기 위해 필요한 법률 리터러시는 물리학이나 만화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리터러시와 같지 않다. 여기에서 기호학적 도메인이란 한 영역에서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문자, 이미지, 색깔, 기호와 같은 복수의 수단을 사용하는 방식 혹은 관습의 체계를 일컫는다.
 
일단, 현대 사회에 맞는 리터러시의 복합성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제 책에서 글 이상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기호학적 도메인에서 읽기와 쓰기란 단순히 문자의 의미를 해독하는 방식만 뜻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어떤 것을 실제로 하고, 생각하고, 가치를 형량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든 것을 일컫는다. 리터러시는 실제로 그것이 사용되는 영역의 사회적 관습을 모른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 리터러시는 새로운 복합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은 아주 다양한 기호학적 도메인에 맞는 리터러시를 익혀야 한다. 당연히 그 도메인이 문자를 포함하고 있으면 전통적 리터러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도메인에서 문자 이상의 기호학적 이해를 필요로 하며, 어떤 것은 문자에 대한 이해가 전혀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사람들은 살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기호학적 도메인에 맞는 새로운 리터러시를 익힐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호학적 도메인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컴퓨터 게임이다. 게임은 다양한 유형과 장르(예를 들어, 1인칭 슈팅 게임, 롤플레잉 게임, 실시간 전략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 등)가 마치 가족처럼 한데 묶여 관련되어 있지만, 각각 서로 다른 기호학적 도메인이다. 사람들은 게임을 잘 하려면 이런 컴퓨터 게임 기호학적 도메인에 어울리는 리터러시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게임과 관련된 학습과 리터러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는 학습과 리터러시와 게임에 관한 관점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문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전통적 리터러시로는 부족하다. 종이를 넘어 스크린에서 일어나고 있는 멀티모달 리터러시를 파악하고, 문자뿐만 아니라 색깔, 기호,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수단이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함께 사용되는 복합적인 리터러시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 게임으로, 게임과 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메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